지난 2004년도에 방한했던 '누 버고스(Nu Virgos)'라는 우크라이나 태생 3인조 러시아 여성 그룹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것이다. 그녀들은 당시 쇼케이스 무대에서 댄스곡 뿐만아니라 발라드곡도 섹시하게 부르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었다. 

재미있는 것은 '누 버고스'의 데뷔 그룹명이자 현재까지 러시아권에서의 그룹명은 '비아그라(Виа Гра)'라는 것이다.  누 버고스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예명'인셈이다.  

그룹 비아그라는 '비아'란 의미의 러시아어와 '그라'라는 우크라이나어의 혼합으로써 '보컬 앙상블'이란 의미를 내포하고있다. 하지만 남성발기부전 치료제를 연상시키는 그룹명은 이 그룹의 섹시컨셉과 어우러져 다소 우스꽝스럽다는 느낌을 지울수는 없겠다. 

하지만 러시아내에서 비아그라는 정상권 여성그룹으로 자연스럽게 인식을 하고 있다. 더불어 그녀들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따라붙는 멘트 '모든 남성들이 꿈꾸는 여성그룹'이란 설명이 따라붙는다. 이 여성그룹은 멤버의 교체는 있었지만 여전히 활동이 왕성한 장수 그룹이기도 하다. 더불어 비아그라는 스타의 요람으로도 유명하다. 그간 이 그룹을 거쳐간 여성멤버들 대부분이 스타가 되었기 때문이다.  

게중에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베라 브레쥐네바(29)'라고 할 수 있다. 

베라 브레쥐네바는 비아그라 멤버로 활동할 당시부터 섹시함으로는 러시아를 넘어 독립국가연합 제일이란 평가를 받아왔던 미녀이다.  더불어 러시아 신흥재벌인이라 불리우는 '올리가르흐'와도 결혼설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이슈메이커이기도 했다. 

브레쥐네바와 올리가르흐의 결혼설이 떠돌던 때에 청혼선물로 20만달러짜리 벤츠를 받았다는 내용이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우리나라였다면 꽤나 부정적인 반응이 있을법한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부유한 남성'과 '미모와 재능이 있는 미녀'의 만남을 고깝게 보는 시선은 그리 강하지 않다. 

당시 이슈가 되었던 올리가르흐와의 결혼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브레쥐네바는 우크라이나의 올리가르흐라고 할 수 있는 능력있는 사업가 미하일 키페르만과 지난 2006년에 결혼하게 되고 2009년에 딸 '사라'를 낳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것이 그녀의 초혼이 아니라는 것이다. 브레쥐네바는 이미 19살에 첫 딸을 낳은 싱글맘이었다. 

우리나라라면 연예계 생활에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브레쥐네바의 사생활은 그녀의 인기와는 별개였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의 그룹생활에도 그녀는 최고의 인기인이었으며 비아그라를 그만둔 시점인 2007년에는 러시아에서 가장 섹시한 미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매년 각 잡지와 방송사에서 집계하는 섹시미녀 순위에 그녀는 항상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인기인이다.  

브레쥐네바는 러시아 인기 연예인이 대부분 그렇듯이 가수로 시작했지만 영화배우와 TV 탤런트 등 다양한 방면으로도 진출해 인기를 얻고있다.  

그럼 얼마전 브레쥐네바의 공연장면을 이미지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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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강현
    2011/10/30 00:51

    아, 이분은 전부터 조금 알고 있었는데(슬라브인의 우월함을 몸소 보여주시는...), 두 아이의 엄마라니... 그저 놀라울뿐...
    근데 궁금한게...
    비아그라는 러시아 그룹이라고 봐야되나요, 아님 우크라이나 그룹이라고 봐야되나요?

    • Favicon of http://russiainfo.co.kr BlogIcon 끄루또이'
      2011/10/30 11:15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명확히 구분하기는 애매합니다. 양국에서 다 활동하니... 현지에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그룹이란 명칭을 붙이죠.

      그간 이 그룹을 거쳐간 8명의 멤버 중 러시아 여성도 3명이나 있었구요.

<사례1>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 고급 상점이 모여있는 쇼핑 아케이드. 이곳에는 소위 명품샵이라 불리우는 다수의 삽들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게중에 돌체&가바나 스토어는 내-외부 인테리어의 화려함으로 유명하다. 평일 낮시간, 이곳에서 어느 젊은 남성이 가죽 자켓을 입어보는 중이다. 매장 직원은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입었던 상품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너구리 가죽으로 만들어진 이 자켓의 가격은 무려 10,000유로. 매장 직원은 지난주에 두벌이 팔렸었다고 부연설명을 하며 웃는다.
<사례2>
돌체&가바나 매장 인근에 벤틀리 쇼룸이 보인다. 여기에서는 살구빛 색상을 자랑하는 벤틀리 컨버터블이 전시되어 있다. 가격은 240,000유로. 벤틀리 쇼룸을 벗어나 조금 걷다보면 한때 전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던 KGB의 본부가 있는 루뱐까 거리가 나온다. 여기에는 현재 모스크바에서 유명한 명품 백화점이 위치해있다. 이 백화점 2층으로 올라가면 유명 디자이너가 고안한 애완견용 방한복을 구입할 수 있다. 애완견용 방한복 1벌의 가격은 무려 200유로이다.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금융 위기가 러시아만 비켜가고 있는듯한 풍경이다. 국민 GNP나 GDP로 봤을때 국가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러시아에서 이러한 고급 제품군과 고급 서비스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바로 이러한 것들이 러시아 올리가르흐(олигарх, 과두재벌, 신흥재벌)를 겨냥한 마케팅과 연관된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봄 포브스지에서 발표한 것에 따르면 러시아에는 무려 110명의 억만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위 100명의 자산은 무려 5천 5백 2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4년에 비해 4배나 늘어난 수치이다. 러시아 연방 통계에 의하면 이 기간 중에 무려 1890만 명의 러시아인이 빈곤층이 되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리가르흐들의 자산이 늘어난 반면에 서민층에서는 극빈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소비에트 공화국(소련)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시점과 모라토리움과 같이 국가적인 위기상황에 러시아에는 올르가르흐라고 불리우는 다수의 억만장자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들은 러시아의 새로운 계급으로 등장하게 된다. 체제붕괴와 모라토리움과 같은 러시아의 경제적 위기 속에서 정경유착을 통해 단기간 내에 갑부가 된 올리가르흐들은 국가의 어려움을 발판으로 삼아 유래가 없는 부를 축적하게 된다. 그들에게 국가의 위기는 기회였던 셈이다. 올리가르흐와 같이 단기간 내에 부를 축적한 졸부들이 등장한 것은 러시아가 처음은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새로운 경제적 사조가 등장하던 미국의 1950년대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1970년대, 일본의 1990년대에도 이와같은 경향이 있어왔다.

올리가르흐는 단기간 내에 억만장자가 된 이들이자 세계에서 가장 사치스런 인물로도 악명이 높다. 이들이 경쟁적으로 장만한 요트와 별장, 자동차, 전용기 등등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들이며 화려함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부의 과시가 금시기 되는 것에 비해 러시아에서는 가진자의 권리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끝이 없을것 같던 올리가르흐들의 위상도 점차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지난 5개월간 러시아 재계순위 25인이 입은 손실이 무려 2천3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한바 있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전체 올리가르흐들을 휘청이게 할만한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 보편적인 평가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그간 러시아 올리가르흐들의 사업 방식을 보았을때 이들의 몰락의 전주곡일뿐 본격적인 하향세는 이제부터라는 것이 러시아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수의 러시아 올리가르흐들의 매매나 투자 방식은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한 합리적인 투자형태라기 보다 정경유착을 통한 한탕주의 방식이 주된 형태였고 더불어 '감'에 의지한 주먹구구식 방식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러한 올리가르흐들의 사업 방식이 더이상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혀들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정세뿐만 아니라 러시아 정세 또한 올리가르흐들을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하고있다. 단적인 예로 러시아 최고 갑부인 알롁 데리파스카는 영국 규제개혁부 장관인 피터 만델슨에게 정치자금 5만 달러를 주려했다는 뇌물 스캔들로 인해 곤혹을 겪고 있으며, 업친데 덥친격으로 과거 사업 파트너였던 마이클 체니에게 40억 달러짜리 고소를 당해 법정에 서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올리가르흐들의 위기는 현재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인한 러시아 증권가의 대 폭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5월 이후 러시아의 RTS 지표(RTSI)는 71%나 하락했다. 데리파스카는 자신의 소유한 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왔지만, 보유 사업체의 주가가 대폭락을 하면서 은행권에서 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비단 데리파스카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올리가르흐들 소유의 기업들은 대부분 데리파스카와 같은 방식으로 은행대출을 받아왔었다. 하지만 주가폭락을 계기로 대출을 갚지 못해 담보를 떼일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 정부에서 구제금융을 통해 구제할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현재 미하일 프리드만의 알파그룹에 20억달러의 구제금융이 지원되었을뿐이다. 하지만 올리가르흐들이 필요로하는 구제금융 자금은 물경 1,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올리가르흐 소유의 기업들의 생사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구제금융을 계기로 러시아 정부가 올리가르흐들 군기잡기에 나선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러한 추세에 따라 미세하게나마 올리가르흐 내부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동안 끝없는 과소비의 주체였던 올리가르흐들이 재산을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프로 축구팀과, 요트, 전용기, 미식축구팀, 런던과 프랑스의 별장, 심지어 잠수함까지 사들이던 이 억만장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소비생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몇몇 올리가르흐들은 자신의 전용기, 요트 등을 매물로 내놓기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올리가르흐의 시대가 끝났다고는 단언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몇몇 올리가르흐들이 사라질 가능성은 있겠지만 전체 올리가르흐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금융위기를 맞아 그들의 자산이 상당부분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포브스 선정 1위의 부자가 나오건 100위가 나오던 그들이 억만장자라는데는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끝도없이 이어질것만 같았던 올리가르흐들의 시대에 변환기가 왔음은 확실해 보인다. 공산주의 해체이후 20여년 가까이 경박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며, 전근대적인 정경유착을 통해 부를 축적해오던 올리가르흐들에게 전환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간 올리가르흐들의 소비에 관대한 입장이던 러시아인들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간 자신만의 영욕에만 관심이 있던 올리가르흐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요구하는 것이 그것이다. 개인적인 소비에는 천문학적인 지출을 해오던 올리가르흐들이 빈민구제와 같은 사회사업 등에는 철저히 외면을 해온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리가르흐들이 이러한 여론에 관심 있어 할지는 미지수이다.

과연 러시아 올리가르흐들은 공룡과 마찬가지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까? 러시아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메드베제프 현 대통령의 2기가 시작되느냐 아니면 '짜르(황제)의 귀환'으로까지 비견되는 뿌찐(푸틴) 현 총리의 대통령 복귀냐에 따라 올리가르흐들의 명암도 어느정도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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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atinamericastory.com BlogIcon juanpsh
    2010/01/05 20:53

    과두재벌들은 언제나 과소비와 정상적이지 않은 행태로 인해 질타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과두 재벌이 지금은 국지적인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다는 거죠.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국지적인 빈곤층이 아니라 세계적인 빈곤층이 더 많이 형성될 것입니다. 초초극빈층의 증가는 자본주의 사회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입니다. 거기에 제가 우려하는 모든 것이 다 들어있습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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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06 12:09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과두재벌의 마인드가 문제가 되는 부분인것 같습니다. '나는 나고 너는 너'라는 인식인데요. 배려하며 함께 사는 사회란 것이 없어보여요. 후안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초초극빈층이 급속도로 증가할수록 구시대 이데올로기들이 다시 튀어나올 우려가 있습니다.

  2. Hawking Kim
    2010/01/10 03:28

    좋은글 감사합니다. 애용하겠습니다.

<사례1>
모스크바 시내 중심가 고급 상점이 모여있는 쇼핑 아케이드. 이곳에는 소위 명품샵이라 불리우는 다수의 삽들이 위용을 뽐내고 있다. 게중에 돌체&가바나 스토어는 내-외부 인테리어의 화려함으로 유명하다. 평일 낮시간, 이곳에서 어느 젊은 남성이 가죽 자켓을 입어보는 중이다. 매장 직원은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입었던 상품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한다. 너구리 가죽으로 만들어진 이 자켓의 가격은 무려 10,000유로. 매장 직원은 지난주에 두벌이 팔렸었다고 부연설명을 하며 웃는다.
<사례2>
돌체&가바나 매장 인근에 벤틀리 쇼룸이 보인다. 여기에서는 살구빛 색상을 자랑하는 벤틀리 컨버터블이 전시되어 있다. 가격은 240,000유로. 벤틀리 쇼룸을 벗어나 조금 걷다보면 한때 전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치던 KGB의 본부가 있는 루뱐까 거리가 나온다. 여기에는 현재 모스크바에서 유명한 명품 백화점이 위치해있다. 이 백화점 2층으로 올라가면 유명 디자이너가 고안한 애완견용 방한복을 구입할 수 있다. 애완견용 방한복 1벌의 가격은 무려 200유로이다.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금융 위기가 러시아만 비켜가고 있는듯한 풍경이다. 국민 GNP나 GDP로 봤을때 국가순위가 그리 높지 않은 러시아에서 이러한 고급 제품군과 고급 서비스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바로 이러한 것들이 러시아 올리가르흐(олигарх, 과두재벌, 신흥재벌)를 겨냥한 마케팅과 연관된 것이기 때문이다. 금년 봄 포브스지에서 발표한 것에 따르면 러시아에는 무려 110명의 억만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위 100명의 자산은 무려 5천 5백 20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 2004년에 비해 4배나 늘어난 수치이다. 러시아 연방 통계에 의하면 이 기간 중에 무려 1890만 명의 러시아인이 빈곤층이 되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리가르흐들의 자산이 늘어난 반면에 서민층에서는 극빈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소비에트 공화국(소련)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시점과 모라토리움과 같이 국가적인 위기상황에 러시아에는 올르가르흐라고 불리우는 다수의 억만장자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이들은 러시아의 새로운 계급으로 등장하게 된다. 체제붕괴와 모라토리움과 같은 러시아의 경제적 위기 속에서 정경유착을 통해 단기간 내에 갑부가 된 올리가르흐들은 국가의 어려움을 발판으로 삼아 유래가 없는 부를 축적하게 된다. 그들에게 국가의 위기는 기회였던 셈이다. 올리가르흐와 같이 단기간 내에 부를 축적한 졸부들이 등장한 것은 러시아가 처음은 아니었다. 역사적으로 봤을때 새로운 경제적 사조가 등장하던 미국의 1950년대와 사우디 아라비아의 1970년대, 일본의 1990년대에도 이와같은 경향이 있어왔다.


올리가르흐는 단기간 내에 억만장자가 된 이들이자 세계에서 가장 사치스런 인물로도 악명이 높다. 이들이 경쟁적으로 장만한 요트와 별장, 자동차, 전용기 등등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것들이며 화려함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부의 과시가 금시기 되는 것에 비해 러시아에서는 가진자의 권리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끝이 없을것 같던 올리가르흐들의 위상도 점차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해 지난 5개월간 러시아 재계순위 25인이 입은 손실이 무려 2천3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한바 있다. 엄청난 금액이지만 전체 올리가르흐들을 휘청이게 할만한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 보편적인 평가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그간 러시아 올리가르흐들의 사업 방식을 보았을때 이들의 몰락의 전주곡일뿐 본격적인 하향세는 이제부터라는 것이 러시아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수의 러시아 올리가르흐들의 매매나 투자 방식은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한 합리적인 투자형태라기 보다 정경유착을 통한 한탕주의 방식이 주된 형태였고 더불어 '감'에 의지한 주먹구구식 방식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이러한 올리가르흐들의 사업 방식이 더이상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혀들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인 정세뿐만 아니라 러시아 정세 또한 올리가르흐들을 불편한 상황에 처하게 하고있다. 단적인 예로 러시아 최고 갑부인 알롁 데리파스카는 영국 규제개혁부 장관인 피터 만델슨에게 정치자금 5만 달러를 주려했다는 뇌물 스캔들로 인해 곤혹을 겪고 있으며, 업친데 덥친격으로 과거 사업 파트너였던 마이클 체니에게 40억 달러짜리 고소를 당해 법정에 서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올리가르흐들의 위기는 현재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인한 러시아 증권가의 대 폭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5월 이후 러시아의 RTS 지표(RTSI)는 71%나 하락했다. 데리파스카는 자신의 소유한 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왔지만, 보유 사업체의 주가가 대폭락을 하면서 은행권에서 심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이는 비단 데리파스카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올리가르흐들 소유의 기업들은 대부분 데리파스카와 같은 방식으로 은행대출을 받아왔었다. 하지만 주가폭락을 계기로 대출을 갚지 못해 담보를 떼일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 정부에서 구제금융을 통해 구제할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현재 미하일 프리드만의 알파그룹에 20억달러의 구제금융이 지원되었을뿐이다. 하지만 올리가르흐들이 필요로하는 구제금융 자금은 물경 1,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올리가르흐 소유의 기업들의 생사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구제금융을 계기로 러시아 정부가 올리가르흐들 군기잡기에 나선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러한 추세에 따라 미세하게나마 올리가르흐 내부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그동안 끝없는 과소비의 주체였던 올리가르흐들이 재산을 매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간 프로 축구팀과, 요트, 전용기, 미식축구팀, 런던과 프랑스의 별장, 심지어 잠수함까지 사들이던 이 억만장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소비생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몇몇 올리가르흐들은 자신의 전용기, 요트 등을 매물로 내놓기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올리가르흐의 시대가 끝났다고는 단언할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몇몇 올리가르흐들이 사라질 가능성은 있겠지만 전체 올리가르흐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칠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금융위기를 맞아 그들의 자산이 상당부분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포브스 선정 1위의 부자가 나오건 100위가 나오던 그들이 억만장자라는데는 변화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끝도없이 이어질것만 같았던 올리가르흐들의 시대에 변환기가 왔음은 확실해 보인다. 공산주의 해체이후 20여년 가까이 경박한 소비생활을 영위하며, 전근대적인 정경유착을 통해 부를 축적해오던 올리가르흐들에게 전환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그간 올리가르흐들의 소비에 관대한 입장이던 러시아인들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간 자신만의 영욕에만 관심이 있던 올리가르흐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요구하는 것이 그것이다. 개인적인 소비에는 천문학적인 지출을 해오던 올리가르흐들이 빈민구제와 같은 사회사업 등에는 철저히 외면을 해온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리가르흐들이 이러한 여론에 관심 있어 할지는 미지수이다.

국내외 언론에서 올리가르흐들이 위기라고 타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러시아내에서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 러시아 올리가르흐들의 독특한 소비생활도 눈에 띄게 잠잠해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모스크바에서 최근 연례 행사처럼 개최되는 '백만장자 페어'가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다이아몬드로 장식한 핸드폰, 마호가니 판넬로 장식한 요트 등과 같은 제품들이 판매될 예정이다. 모스크바 백만장자 페어는 구매율이 높은 전시회로 명성이 높다. 이번 전시회 역시 성황을 이룰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올리가르흐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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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ophead.blogspot.com BlogIcon stophead
    2008/11/28 14:58

    러시아엔 중산층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더라구요, 리무진과 폐차 시켜야할 법한 고물차가 도로에 공존하는 나라..부자들이 신경 좀 써줘야된다고 봅니다. 축구선수 김동진선수도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는 돈 자랑하지 마라"라는 속담(?)을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나이드신 분들 중엔 과거 소련 시절을 그리워하는 분들도 많아보였습니다..제가 만나본 러시아 분들도 다들 먹고 살 걱정은 없으신 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약주 한잔 하시면 구 소련을 그리워하시는 분들이 계셨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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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12/01 13:22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러시아에도 점차 중산층이란 개념이 나타나고 있기는 합니다. 통계로 보자면 한 가계당 한화 160~2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가정을 중산층으로 분류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중하로 분류되겠지만요. 하지만 소비력은 우리의 중산층보다 높다는거죠. 왜냐면 버는 수익을 대부분 소비하니까요. ^^;;

      예전 소비에트 공화국(소련)을 추억하시는 분들이 노년층에는 은근히 많습니다. 정부에서 연금이 나오긴 합니다만 이게 현 환율로 따지면 무척 낮거던요. 더불어 사회보장도 제대로 안되고 있구요. 한마디로 일을 안하면 먹고살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죠.

      여하튼...러시아의 부자들은 정말 사회공헌에는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2. Favicon of http://damon77.wo.tc BlogIcon 데이먼
    2008/11/28 18:02

    러시아가 그렇게 빈부격차가 크군요.. 몰랐네요.
    스위스 같은 경우에는 복지시설이 잘 되어있어서 빈부격차가 적다는데..
    러시아는 그 반대인거 같네요.
    갑부들이 돈을 사회에 환원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 Favicon of http://russiainfo.co.kr BlogIcon 끄루또이'
      2008/12/01 13:23
      댓글 주소 수정 및 삭제

      네. 말씀하신 대로 러시아 부자들의 사회환원에 대한 의지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너무 자신들만을 위해 돈을 쓴다는 개념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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